2011년 7월 26일 화요일

등록금에 관한 나의 의견

몇 주 전 등록금 천 만원 시대의 서울에서 반값 등록금에 관한 시위가 있었었다. 어찌 보면 인제서야 이런 말을 꺼내는 것도 많이 늦은 감이 있지만 나도 공부를 하는 한 명의 대학생으로서 잠깐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이 있다.

 

2011-06-14_17

나는 언제나 이런 일이 있으면 전체적인 맥락을 집어보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판단을 하려고 노력한다. 아마도 제 3자의 입장에서 강 건너 불 마냥 바라만 보는 ‘외국인’ 이라는 나의 신분이 오랫동안 지속되어 와서 그런 습관이 생긴건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한국의 뉴스건 이 나라의 뉴스건 국제 뉴스건 언제나 나에게는 ‘강 건너 불’ 이었다. 하지만 이번 등록금 시위에 한 해서는 이상하리 만큼 관심을 가지게 된다. 내가 학생이라는 동질감도 있고, 내가 정치라는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후 우리시대, 내 세대의 첫 번째 자발적이라는 시위라는 의미도 있다. 그 전에 있었던 여러가지 시위들(한미 FTA, 미국 쇠고기 등등)은 우리 세대가 참가를 했을 지라도 이건 전체적 혹은 대다수의 국민적 이익을 쟁취하기 위함이지 순수히 우리 세대만을 위한 시위라고 보기에는 힘들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 등록금 시위는 순수한 우리세대만을 위한 시위이다. 오히려 이 시위로 반값등록금, 무료 등록금이 시행되면 윗 세대의 세금부담이 늘어나거나 우리 다음세대의 돈을 먼저 까먹는 행위 일 수도 있다.

우리세대는 우리 부모님, 삼촌, 이모 세대가 이룩한 한민족 역사상 최고의 부유와 자유와 민주화를 누리는 가장 축복받은 세대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그 세대가 정해놓은 취업이라는 좁은 문을 지나가아만 하는 역사상 가장 수동적인 세대라고 생각한다. 윗 세대가 정해놓은 사회적 가치관을 물려받고 윗 세대가 정해주는 길을 걸어가며 윗 세대가 마련해둔 안정적인 사회에서 살아가길 원한다. 그래서 우리는 이 수동적인 습관에 물들어 자발적인 참여, 튀는 행동과 일탈은 크나큰 위험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그렇다고 내가 우리 윗 세대가 마련해둔 길이 올바르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분들은 우리보다 인생을 앞서 살은 선배로서 우리에게 가장 좋은 조언을 해 줄 수 있는 조언자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진정 우리에게 당장 피해가 오는 상황이 되자 뭉쳐서 한 목소리를 내는 일탈의 행동을 했고 나는 그 일탈을 멀리서 나마 지지한다. 

글이 무슨 대학교에 폭탄테러 하러 갈 사람마냥 너무 비장한데 분위기를 바꿔서 한국의 대학생들에게 나의 이런 대안은 어떻게 생각을 하는 묻고 싶다.

내가 제안하는 대안은 ‘유럽으로 가라’ 이다.

지금 공부할 돈이 없어서 시위를 하고 있는데 무슨 비싼 유럽에서 공부를 하라는 미친 소리냐 라고 하실 분도 계시리라 믿는다. 하지만 이 이 유럽의 달동네 키예프에서 근 6년 이상을 유학한 숙달된 조교의 이유를 들어보라.

우선 같은 유럽이지만 영국과 러시아는 빼자. 영국은 미국과 비슷한 대학 시스템으로 천재 아니면 갑부 들이나 가는 나라라 생각하고 과감하게 버린다. 러시아의 모스크바는 살인적인 물가로 유명하고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발에 채이는 게 스킨헤드이니 목숨을 보전하고 싶다면 이것도 과감하게 버린다. 우리고 목표로 하는 독일을 포함한 대부분의 서유럽 국가들은 우선 학비가 없거나 아주 저렴한 수준이다. (특히 국립!)

아 먼저 우리의 비교대상 일반적인 한국 대학생의 년간 지출 비용을 알아보자. 등록금 천만원 시대 이니 우선 학비로 1년 천만원을 지불하자. 그리고 인터넷을 뒤져보니 일반 대학생의 평균 생활비는 월 약 600,000원 정도로 나왔다.(자취 기준) 그리고 여기에 나는 약 5% 정도를 더하기로 했다. 대학생 이라고 아프지 말란 법 없고 대학생 이라고 문화생활 없는 무미건조 사막 육포 같은 인생을 살 순 없지 않은가? 즉 월 630,000원을 생활비로 잡고 여기에 10개월을 곱한다. 방학은 부모님 집에 눌러산다는 가정하에 10개월을 곱했다. 즉 일년 생활비로 약 6백 30만원을 쓴다는 결과가 나온다.

학비        10,000,000원

생활비      6,300,000원

합계        16,300,000원

이 돈이 우리가 대학생이라는 명목하에 지출하는 대략적인 금액이라고 할 수 있겠다.

20061211180012.734.0

이 돈을 환전 해 보자. 달러 환율은 어림잡아 1050원으로 잡겠다. 그리고 유로 환율은 1500원을 잡겠다. 그럼 지출하는 금액은 15,524달러, 혹은 10,867유로가 된다.

그럼 이 돈과 우선 내가 거주하는 키예프와 비교해 보겠다.

우리학교 학비는 일년 3,000달러 이다. 학교 마다 차이는 있지만 그냥 편하게 우리 학교로 잡겠다. 그리고 여기 기숙사를 사용 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초월적인 인내심을 필요로 하는 짓 임으로 원룸 아파트를 임대하기로 하겠다. 그러면 지역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월 400달러면 충분히 원룸 아파트를 임대 할 수 있다고 믿는다. 나도 지금 그렇게 내고 있다. 그리고 12개월을 곱하면 집값으로 4,800달러가 나간다고 할 수 있겠다. 집세를 뺀 생활비는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나는 학교도 우리학교 기준이고 하니 나는 내 기준으로 잡겠다. 나는 대충 계산 해 보면 월 300달러 정도 쓰는 것 같다. 그래 통 크게 100달러 더 주자. 월 400달러 쓴다고 계산 해 보자. 그럼 400 곱하기 12는 다시 4,800달러 이다.

학비     3,000달러

집세     4,800달러

생활비  4,800달러

합계    12,600달러.

여기에 우리 한국대학생들의 지출금액 15,524달러와 비교해 보면 2,924달러가 남는다. 이 돈으로 당신은 여름방학 동안 한국을 가던가 주변국 여행을 할 수도 있다. 아니면 부모님의 휜 등골을 약 8도 정도 펴 드릴 수 있는 선물을 드릴 수 있다.

그럼 이제 내 친구가 공부하고 있는 이탈리아 밀라노와 비교해 보자.

친구는 현재 밀라노 공대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비교적 학비가 싼 나라다. 그래도 이 학교에서 EU국가 출신이 아닌 학생들에게 받는 학비는 일년에 약 800유로 정도 한단다. 하지만 자기 부모님의 수입 수준에 따라 차등을 주고 얼마나 많은 수업을 듣느냐에 따라 차등이 있단다. 내 친구는 부모님 수입을 아주 적게 신고해서 학비는 거의 몇 십 유로에 지원금(학기당 약 3,000유로) 까지 받으면서 다닌다고 한다. (지원금 이야기는 친구가 EU국적 소지자 이여서 그런 것 일수도 있다.) 하지만 생활비와 집값이 비교적 비싼데 거기에다 밀라노는 물가가 이탈리아에서 제일 비싼 나라로 손 꼽힌다. 그래서 룸메이트 2명이랑 같이 사는데 자기는 운이 좋아서 약 300유로를 내고 있고 생활비로 약 500유로가 든다고 한다. 300곱하기 12는 3,600유로, 500유로 곱하기 12는 6,000유로이다.

학비        800유로

집세     3,600유로

생활비  6,000유로

합계    10,400유로

이것을 한국학생 지출과 비교하면 10,867 – 10,400 = 467이니까 467유로나 절약하게 된다. 그리고 학교 지원금이나 외국학생들에게도 주는 장학금 까지 노려 볼만 하다고 하겠다. 거기에 당신은 이탈리아 대학교에서 졸업했다는 간지나는 졸업장을 취득하게 된다.그리고 졸라맨 부모님의 허리띠를 약 6센티 더 늘려드릴 여유도 생긴다.

이건 내가 개인적으로 이탈리아에 관심이 많아서 알아본 자료이니 비교적 정확하게 알아볼 수 있었지만 다른 유럽국가들은 더 알아봐야 한다.

하지만 독일 같은 경우는 입학만 가능하다면 본국 학생들과 동일한 조건으로(약 200유로 안팎의 수업료) 학교를 다닐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핀란드와 스웨덴은 전액 무료 이고, 덴마크는 거기에 매월 약 70만원 가량의 국가 보조금 까지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이것도 EU국민에 한 해서 일 수도 있다.^^)

물론 이것은 정말 정말 단면적인 것만 계산을 했을 때 이다. 한국은 우리가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는 여지가 훨신 더 많이 있고 절약 할 수 있는 방법도 더 잘 알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한국의 비싼 등록금은 여지없이 학자금 대출이라는 빛을 안게 된다. 아무리 생각해도 6개월 만에 덥썩 500만원씩을 만들어 낼 가정은 한국에 절대 많이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는 좋건 싫던 간에 어디선가 돈을 빌려와야 한 다는 것이고 이것은 적건 많건 이자라는 것을 만든다. 싸게 해서 연 5%라도 일년에 50만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하지만 유럽은 한국보다 비교적 많은 생활비가 많이 들겠지만 목돈이 아닌 꾸준한 돈이니 월급을 받는 부모님 이라면 오히려 빛을 내지 않고도 지원을 해 주실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이것은 앞으로 우리가 사회로 나갈 때 빛이라는 것을 덜고 나가는 것이 될 수도 있다.

이건 경제적인 면으로만 계산을 했을 때 일이고 다른 면을 본다면 유럽이라는 풍부한 나라들이 주는 정신적인 면은 무궁무진하다. 세계의 패권은 미국으로 이미 넘어 갔으니 미국이 최고다 라고 할 사람도 있지만 이 Old 대륙 유럽의 문화적 영향력은 아직도 무시 못할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세계사를 배울 때 가장 많이 배우게 되는 대륙이 어디인가? 유럽 아닌가? (아 한국은 역사 안배우지. 국사도 제대로 안 가르치는데 세계사 까지 가르칠 시간이 있나, 죽어라 국영수지.)그들의 매너와 라이프 스타일은 이제 대부분의 나라에서 글로벌 스탠더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유럽에 대한 이런 나의 생각이 사대주의라면, 나는 사대주의자다. 나는 유럽대륙이 좋다. 내 나라 한국도 내가 좋아하지만 아직 배울 것이 많다고 생각한다.

물론 유학생활이라는 것은 ‘모’ 아니면 ‘도’ 다. 정말 값진 시간을 보내거나 아니면 더 많은 돈을 들이면서 허송세월을 보낼 수 있다. 그래도 나는 한국 학생들을 믿는다. 고3때의 그 필살적인 공부의 노력은 유수의 유럽 대학들을 뚫을 수 있는 저력이라고 생각하고 한국인들의 근면성과 좋은 머리는 유학생활의 뒷힘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난 낙관주의자니까….) 나중에 내가 느낀 유학생활의 cons와 pros를 정리해 올릴때 더 자세히 쓰겠지만 유학생활에서 주는 이익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이제서야 우리는 능동적으로 사회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나는 이런 흐름을 방해 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래도 나는 너무 한국만 바라보는 내 세대, 내 친구들이 아쉽다. 약간만 관점을 바꾸면 길은 많다. 비록 그 길이 어디로 가는 길인지, 돌아서 가는 길 인지 지름길인지 모르지만 어느 길이든 그 길만의 스토리가 있으며 그 길을 걸어 갔다는 것 만으로도 좋은 인생을 살았다고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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