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밑에 3줄 요약 있습니다. 지루한 글을 읽기 싫으면 사진만 보고 바로 ㄱㄱ~~

이제 사하라 투어를 시작하는 날이 되었다.
전날 마라케시의 호텔 주인을 통해 미리 사막투어를 예약 해 두었고 아침 일찍 일어나 나를 찾아온 사람을 따라 마라케시의 야시장 광장 한 모퉁이로 갔다.
거기는 이미 다른 사막투어를 가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한 20여분을 자기네들끼리 사람을 나누며 고민을 하다가 결국 나도 한 봉고차에 오르게 되었다.
전 글에 미리 설명을 해 두었듯이, 어차피 버스로만 이동을 하기 때문에 미리 여기서 물을 3통을 사 갔다. 사막에 가까이 가면 갈수록 물이 비싸진 다는 말을 어디선가 읽었기 때문이다.
물
때문에 묵직한 가방을 봉고 트렁크에 싣고 적당한 자리(오른쪽에 혼자만 앉게 되어 있는 자리. 커플들 시러. ㅠㅠ 다들 커플들끼리
왔어.)에 앉았다. 사람들이 다 차고 앞 자리에 가이드 같은 사람을 앉히고 버스는 천천히 출발 했다.
마라케시 시내를 빠져 나가자 황량한 평원이 좀 보이다 바로 산맥을 오르기 시작했다. 나중에 와서 보니 아틀라스 산맥이었다.
여
기서 잠깐 저 쓸모 없는 가이드 놈을 욕하자면 가이드 라고 앉아 있는 이빨 하나 없는 놈은 우리한테 아무것도 설명해 주지 않았다.
자신의 아이패스에서 아랍스러운 노래만 연신 틀어주는 것 말고 그리고 옆에 앉은 미국 여자랑 농담 따먹기 하는 것 말고 전혀
우리에게 도움이 되질 않았다. 나는 처음에 우리는 가이드 없이 가는 줄 알았는데 앞 자리에 앉아 있던 그 사람이 가이드란다.
그런데 자기도 관광 온 사람처럼 신기해 하고 있었다.


거
칠고 황량한 산맥을 오르다 내리다 구불구불 가다가 중간에 한 식당 앞에 멈춰 섰다. 한국으로 따지면 고속도로 휴게소 같은 곳인데
식당 하나에 간단한 매점, 아르간 오일 파는 가게 화석파는 가게, 그리고 화장실 이렇게 밖에 없는(아. 이게 휴게소의 기본 요소
이긴 하구나.) 곳에 잠시 들러 쉬었다가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다 계곡이 앞에 보이는 곳에 멈춰 섰는데 (아마도) 로즈밸리 인 것 같았다. 가이드 놈은 여기가 어디 인지 설명도 안 해주고 그냥 차만 세웠기 때문에 정확한 지명은 몰랐다.
흙으로 지어진 집들이 계곡에 붙어 있는 곳을 잠시 사진을 찍고 다시 봉고에 올랐다.
아틀라스 산맥은 하염없이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했다.

아
틀라스 산맥이 지루해 질 때쯤 아이트 벤 하두(Ait Ben Haddou)에 도착했다. 여기서는 따로 지역 가이드가 나와 우리를
맞이 했다. 아이트 벤 하두는 옛날 베르베르인의 도시가 그대로 보존이 되어 있는 곳으로 유네스코 문화 유산이면서 영화들의 촬영
장소로도 유명하다. 크사르(Ksar)라고 불리는 전통 주거지가 그대로 남아 있는데 방어와 뜨거운 태양을 가리는데 최적화 되어 있는
듯 했다.
여기서 영화 글래디에이터, 스타워스, 최근에 왕좌의 게임까지 촬영을 한 적이 있다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왕좌의 게임을 재미있게 봐서 흥미가 있었다. 아마 용엄마 대너리스 나오는 지역을 여기서 촬영했으리라.



아
이트 벤 하두를 떠나 다시 달리기 시작해 와르자잣(Ouarzazate)이라는 도시에 들렸다. 와르자잣은 모로코 내에서 영화
스튜디오가 있어 유명한 곳이었는데 봉고에 있던 사람들 모두 돈내고 스튜디오에 들어가 구경을 할 정도로 영화산업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아니어서 그냥 시내만 둘러보았다. 와르자잣 시내 공터에서 내 앞에 앉아 있던 아저씨 한 분이 다른 봉고로 가고 일본
여자분이 앉았다. 무슨 시스템인지는 모르겠다.


와르자잣을 떠나 기암괴석 앞에서 사진을 찍고 (여전히 우리의 가이드놈은 아무 말이 없다. 여기가 뭔지 뭐하러 우리는 여기 서 있는건지) 깊은 계곡이 보이는 곳 옆에 호텔에 자리를 잡았다.
호
텔에서 커플로 온 사람들은 2인실을 나누어 주고 나랑 몇몇 사람은 방 배정을 못 받았는데 가이드는 어디 사라졌는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호텔 사람이 우리한테 물어보고 3명이서 써도 괜찮을지 물어본다. 나는 상관이 없기도 했고 어쩔 수 없기에 동의 하고 나와
다른 젊은 남자 2명 총 3명은 방을 배정 받았다. 우리와 다른 봉고에 있던 사람들 이어서 처음 보는 사람들 이었지만 나이가
비슷해 보여 친해 졌다. 간단하게 샤워를 하고 다른 관광객을 통해서(가이드가 한 말이 아니다.) 점심시간이 7시 반 이니 그때
식당으로 오라는 말을 들었다.


우
연히 같은 방에 머무르게 된 청년 둘과 호텔 근처 계곡에서 사진을 찍고 산책을 하다 식사 시간이 다 되어 다시 올라와 호텔로
향했다. 호텔에 다른 사막투어를 가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했는데 우연히 만난 한국 분들도 있었다. 그 중에 산티아고 순례길을 끝나고
오신 분들도 있어서 또 친해 졌다. 아마 나와 비슷한 루트로 오는 사람들이 있나 보다. 그리고 다들 얼마에 투어를 왔는지
말했는데 내가 제일 싸게 왔었다. 역시 친구 덕이 크다.
다
음날 아침 버스에 올라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멈춰선 마을은 시냇물이 졸졸 흐르는 마을이었는데 카펫으로 유명한 마을이었다.
아저씨 한 분이 설명을 해 주면서 카펫을 한장 한장 보여주었다. 부담스러울 정도로 카펫 제작소에 있는 모든 카펫을 다 보여줄
때쯤 같은 봉고에 있던 모로코-독일 커플이 카펫 하나에 관심을 가지고 아저씨와 흥정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세 명이서 조용한
곳으로 가서 한참을 이야기 하다 만족한 가격이 나왔는지 판매하는 아저씨는 카펫을 포장하기 시작했고 아줌마는 가이드 놈을 따라
은행으로 돈을 찾으러 갔다. 표정을 보니 만족해 한다. 디자인도 맘에 들어서 남편이랑 이 카펫을 어디에 둘지 신나게 상의 했었다.


카펫마을을 떠나 마을 시냇물을 따라 올라가 계곡 사이에 맑은 물이 흐르는 곳으로 향했다. 지명은 모른다. 여전히 아무 설명이 없어서.
단 사막지형으로 먼지가 풀풀 날리는 이곳에서 맑은 물을 만나 반가웠다. 졸졸 흐르는 시냇물에서 다들 잠시 놀다 다시 버스에 올랐다.
버스는 점심 시간때 식당에서 잠시 멈춘 이후로 계속 달리기만 했다. 이제는 평야만 보인다. 태양도 엄청 강해져서 점점 사막으로 향하고 있는건 느껴졌다.
마지막으로 메르주가(Merzouga)라는 마을에 도착했다. 여기서 사람들이 물을 사기 시작했다. 나는 이미 챙겨온 물들이 있어서 사진 않았지만 판매되고 있던 얼음물은 탐이 났었다.
이 가게에서 스카프도 팔고 있었는데 내 앞에 앉은 일본 여자분도 관심 있어 하길래 나도 살까 하는 마음이 있어서 같이 사기로 했다.
아
무래도 2명이서 사면 좀 깍아 줄 것 같아서 스카프 두개를 들고 흥정을 했다. 정확하게 기억은 안나는데 마라케시에서 사는 가격이랑
비슷하게 샀던거 같다. 그 스카프로 베르베르인처럼 두건을 만들어 쓰고 한 사막 리조트 건물로 들어갔다.
건
물에 들어가기 전에 사람들이 하루동안 사용할 물과 옷가지, 간단한 세면 도구만 챙기고 나머지 가방은 봉고에 두었다. 여기서 낙타를
타고 사막으로 들어가 텐트에서 자고 아침에 돌아오는 코스였다. 리조트 건물에서 선크림을 다시 바르고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갔다. 밖으로 나가자 낙타들이 줄줄이 앉아 있었다.
한명한명 낙타를 지명받고 낙타 위에 올라 앉았다.
낙타가 '끄헝!'소리를 내며 일어나자 의외로 높아서 놀랐다. 단봉낙타의 등에 안장 비슷한 자루를 놓고 손잡이 하나를 땀이 나도록 붇잡고 30여분을 걸었다. 역시 사막은 사막이었다.




모래만 가득한 사막을 천천히 걸어가는데 앞서가던 베르베르인 복을 입은 가이드 한 명이 갑자기 뛰어 가더니 벌레 한 마리를 잡아와 보여줬다. 확실히 사막이라지만 생명은 있나 보다.
큰 언덕을 돌아가니 이미 준비 되어 있던 텐트가 보였다. 낙타에서 내려 낙타와 셀카를 찍었다. 성격이 순한 애 인지 여기까지 오는데 힘들었을 텐데 사진 찍는걸 거부 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벌써 모래언덕에 올라가고 미끌져 내려오면서 놀고 있었다. 나도 한참 올라가보려고 노력했었으나 자꾸 모래에 밀려 포기 했다.



그
렇게 어린애처럼 놀다 저녁시간이 다 되어 해지는 광경을 보고 저녁을 먹었다. 밥에 모래가 씹혀 으석으석했다. 베르베르인들의 짧은
콘서트와 노래가 있었으나 사막에서 신기하게 비가 왔다. 사막에서 비를 맞은 사람이니 억수로 운이 좋은 경험이겠지만, 다들
쏟아지는 별을 기대하고 사막에 왔기에 오히려 표정들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일찍 잠에 들었다.
중간에 잠에서 깨 잠깐 밖으로 나왔다. 이미 하늘은 맑은 상태여서 말로만 듣던 별이 쏟아지는 하늘을 볼 수 있었다. 단 잠결에 봐서 충분히 감상하지 못했었다.


아침에 일어나 다시 낙타를 타고 리조트로 돌아왔다. 거기서 아침을 먹고 버스에 올랐다. 돌아가는 길은 질러가는 길이어서 마라케시까지 가는데 더 적게 걸렸다.
하지만 지루한건 마찬가지 였다.
그렇게 사막 투어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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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줄 요약.
1. 가이드 잘 만나야지 이상한 놈 만나면 사막투어 망침.
2. 사막5%. 투어5%. 봉고 안 90%
3. 낙타 귀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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