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에서 4일간 돌아다니다 왔습니다~
7년전 한번 간적이 있었는데 그때 와는 또 많이 달라져 있더라구요.
그때그때 느꼈던 것들을 적어보지요. 이름하여 '다시만난 터키(feat.소녀시대)'.
1. 이스탄불은 도시 전역에서 그 특유의 냄새가 있다. 장작타는 냄새라고 해야 하나. 여기저기서 고기를 굽고 밤을 굽고 옥수수를 굽고 있다.
2. 거의 대부부분의 가게는 아침에 비눗물로 물청소를 한다. 특히나 식당은 더하다. 그리고 그 비눗물은 다 그냥 거리로 흘러 내린다. 그래서 아침 도시의 거리는 항상 축축하며 비라도 오는날은 도로에 스믈스믈 거품이 인다. 그리고 언덕길이 많은 도시 특성상 길이 엄청 미끄러워 진다.
3. 7년전에 비해 이스탄불은 많이 국제화 되었고 많이 부유해 진것 같다.
4. 그런데 길고양이가 참 많아졌다. 길고양이들이 사람도 안무서워하고 앵긴다. 아무사람한테 친하게 대하는건 가게마다 하나씩 다 있는 삐끼들한테 배웠나 보다. 그래도 사람보단 귀엽다.
5. 홍차가 제일 맛있는 나라는 터키인것 같다. 나는 여기서 만큼 맛있는 홍차를 마셔본적이 없다. 마트에 가보니 홍차를 밀가루 팔듯이 200g, 500g, 1kg, 하물며 2kg 짜리도 있다. 무슨 업소용도 아니고 일반 가정에서 그런 2킬로 짜리 홍차를 사 갈지 의문이다. 차는 커피에 비해 한잔에 사용되는 양이 적은걸로 생각했을때(약 3g) 666잔 이상 만들수 있는 양이다. 마트에 갔다가 충격먹고 나도 200g짜리 하나 사왔다.
6. 터키 아저씨 들은 참 머리 숯이 없고 빨리 대머리가 된다. 근데 수염은 빡빡하다. 옛날부터 터번을 쓴 이유가 있었어....
7. 2월은 여행하기 그리 좋은 날씨는 아닌것 같다. 이스탄불은 특히나 비가 와서 힘들었다. 그래도 야경은 일찍 볼수 있는건 좋다.
8. 전에는 한국? 그럼 오~ 형제의 나라(터키어로 브라데르 콘트리!)~ 그랬던 사람들이 이젠 한국? 강남스타일! 하면서 말춤을 춘다.
싸이는 이제 진짜 국제가수가 됬다.
9. 이스탄불 사람들 참 열심히 산다. 부지런하고 활기차다. 이런 사람들 때문에 도시 전체가 시끄럽고 활발하다. 꿀발라논 장판마냥 쩍쩍 눌러붙는 키예프에만 있어서 그런건가, 거기 있으면 나도 에너지를 많이 받는다.
10. 여행은 정말 학생때 다녀야 한다. 일반표와 학생표의 가격이 너무 차이가 많이 난다. 특히 차이가 많은 돌마바흐체 궁전은 일반인은 40리라인데 학생은 5리라 밖에 안한다!
11. 터키 음식은 정말 짜다. 그리고 그 짠 음식에 또 소금을 뿌리고 케찹을 발라 먹는다. 터키 음식도 보면 건강한 음식이라고 하긴 힘들다. 그래도 그렇게 오래사는건 물처럼 마셔대는 홍차와 아이란(요구르트 음료)이 지푸라기처럼 생명줄을 잡아주고 있는것 같다. 하지만 고등어 케밥은 환상적이다. 1번밖에 안먹고 온게 후회가 된다.
12. 왕이 살던 도시는 역시나 화려하고 장식적인게 발달을 많이 한다.
13. 저녁 호스텔로 돌아가는 길. 아랍청년 하나가 사진을 찍어달라 그런다. 한 2번 찍어주니 갑자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어디서 왔냐 여기서 뭐하나 나는 뭐다 하고 한 5분을 이야기 한다. 내가 난 한국 사람인데 지금은 우크라이나에서 살고 있다고 하니 자기는 엄마가 터키 사람인데 아빠는 에미레이트 사람이란다. 그래서 터키왔다가 자기만 이스탄불은 왔고 건축관련 일을 하고 있어서 한국도 몇번 왔다갔다 했다고 한다. 그런데 나보고 한국사람처럼 안생겼단다. 중앙아시아 사람 같다고..... 이건 뭔 사바카 소리인가 100% Pure 경기리안 한국인한테... 중국인 소리 듣는것 보다 왠지 기분이 더 나빠졌다.
14. 소피아 성당은 다시 가도 감동이다.
15. 길이 많이 막히는건 차가 많고 길이 좁고 구불구불 한 이유도 있겠지만 아무렇지 않게 무단횡단을 하는 보행자도 큰 이유라 생각된다. 신호등 따위는 가볍게 무시하고 차만 없으면 우르르 사람이 거릴 건넌다. 그러다 차가 와도 그냥 건넌다. 그럼 차는 어쩔수 없이 세운다. 하다못해 트램이 와도 그냥 건넌다.
16. 2일 비가 오다 3일째 해가 나서 날씨가 참 좋아졌다. 기분도 설레서 초로의 중국인 부부에게 아야소피아를 배경으로 내 사진을 찍어달라 부탁했다. 오! 오케오케! 하면서 아저씨가 사진을 찍어준다. 그리고 필수코스, 어디서 왔어?하고 물어보신다. 한국에서 왔어요. 근데 혼자 왔어? 예. 그랬더니 갑자기 에헤!!!!하며 부부가 둘다 놀란다. 뭐지... 여행은 혼자오면 안되는 거였나?
17. 머리에 흰머리가 서리처럼 내린 나이에 자기 몸만한 배낭을 메고 호스텔 6인실에 머무는건 낭만은 아닌 것 같다.
18. 출국을 하는 이스탄불 공항. 여권심사대의 직원 한명이 내가 다가가자 씩 웃는다. 내 여권을 보더니 '코레아!' 하고 갑자기 터키
어로 노래를 하기 시작한다. '쉬레취테 아즈드르키~~ 잘 지냈어요! 쾨줌 쉬체지네 외젤리크레 여행재밌었어요? 알라마득 아마 부 베크
리요즈~~~ 안녕히 가세요~!' 그러더니 도장을 쾅 찍어준다. 터키어 부분은 내가 터키어 신문에서 그냥 따라 적은거고 한국어는 정말
한국어로 말했다. 터키인 직원이. 한 2초 입벌리고 멍하고 있다가 한국어로 고맙습니다.... 하고 심사대를 지나갔다. 내 생에 이런 출
국 심사는 처음이다. 정말 유쾌하고 기분좋고 뿌듯해지고 고마워지고 한번 더 오고 싶어지는 출국 심사였다.
오늘도 역시 잘 구경하고 갑니다. 출국심사는 정말 감동이셨겠어요. ^^
답글삭제예. 출국심사 진짜 감동이었죠. 약간 황당하기도 하구요. ㅎㅎㅎ 그래도 여행은 즐거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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