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3일 일요일

키예프 생활밀착형 앱 소개

오랜만에 키예프 생활에 대한 글 포스팅 하네요.
제목에 쓴 대로 키예프에서 살면서 유용하게 쓰일 앱들을 소개 할까 합니다.
요즘에는 한국에서 오시는 분들도 기존에 사용하시던 폰들을 가져와 여기서도 사용하니까 소개하는 앱들 미리 다운받아 두시면 여러모로 편하게 쓰일 것 같습니다.
아 글 시작하기 전에 미리 말씀 드리자면 저는 안드로이드 폰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여기서 소개하는 앱 들도 다 안드로이드 기반 앱입니다. 아이폰 사용하시는 분들에게는 죄송하지만 제가 아이폰을 사용하지 않아 따로 앱 설명을 해 드릴수가 없네요.
그래도 애플 앱스토어가 기본적으로 가장 앱이 많고 우선 앱스토어 앱을 출시 하고 구글플레이에 출시 하는 경향이 있으니 쉽게 찾으실 거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무료 앱들만 선정하였고 다른분들께서도 이미 사용하고 계시는 앱도 있을 겁니다. 아 그리고 돈 받고 광고하는거 아니니까 걱정 마세요!^^


1. Vkontake
vkontakte다운주소 :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com.vkontakte.android
CIS의 Facebook이라 불릴 수 있는 SNS 사이트 Vkontake의 오피셜 앱 입니다. Odnoklassniki 라는 학교, 동창 기반의 SNS도 있지만 저는 사용하는게 Vkontakte라 여기서도 이것만 소개 합니다. 우크라이나에서도 Facebook과 더불어 가장 많이 사용되는 SNS 이니 현지 친구 만들기 좋고 알게 된 현지인들도 거의 찾으실 수 있을 겁니다. 주의하실건 Vkontakte 앱이 여러개가 있는데 이게 정식 Vkontakte에서 만드는 앱 입니다.

2. Whatsapp
whatsapp다운주소 :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com.whatsapp
유럽쪽 카카오톡이죠.^^ 우크라이나에서도 많이 사용합니다. 이거야 워낙 오래되고 유명한 앱 이니까 별다른 설명은 안 하겠습니다.
비슷하게 사용되는 앱은 러시아 mail.ru 포털에서 만든 에이전트(Агент)라는 앱도 있습니다.

3. Maps with me
mapswithme 다운주소 :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com.mapswithme.maps
오프라인 지도 입니다. 무료지도 임에도(유로 버전도 있습니다) 정말 자세하게 우크라이나 전역의 지도가 있습니다. 2.5G의 느려터진 무선인터넷 환경에서 빠르게 지도를 볼수 있게 해 주는 고마운 앱이죠. 단 검색이 안됩니다…….ㅠㅠ (유료버전에서만 지원합니다) 지금은 앱 이름과 같은 회사로 개발자가 나오지만 처음에는 러시아계 이름이 적혀 있던 것으로 보아 러시아쪽 사람이 개발한 앱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러시아, 우크라이나 지도가 정말 자세하게 나옵니다.
우선 앱(약 10메가) 다운 받고 앱에서 필요한 지역 지도를 추가로 더 다운받습니다. 우크라이나 같은 경우 거의 70메가 정도 되네요. 그 외에 세계지도 다 다운 받으실 수 있으니까 다른 나라 여행가실 때 미리미리 다운 받아 두시면 편하게 오프라인에서 사용 가능 합니다. 우크라이나 뿐만 아니라 여행갈 때의 필수 앱 입니다!

4. 키예프 지하철
metrokiev다운주소 :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com.Team3.MetroKyiv
키예프 지하철 앱 입니다. 키예프야 워낙에 지하철이 조촐해서(라인3개) 맘만 먹자면 다 외어 버릴 수도 있지만 그래도 처음오신 분 들은 필요 하실 것 같습니다. 비슷한 한국 앱과 같이 처음 출발지와 도착지 설정해주면 이동시간, 갈아타는곳 표시 됩니다. 그 외에 각 역의 첫차, 막차 시간, 전체 루트 표시, 지도상에 역 표시 등이 가능합니다. 아 이것도 앱 다운받고 처음에 시내지도 (약 30메가) 또 다운 받으니까 와이파이 되는데서 하세요~

5. 환율 앱exchange
Exchange rate :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net.xelnaga.exchanger
우크 환율비교앱 :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com.mavlin.cxrate.ukraine
환율 비교해 주는 앱은 2개 소개 해 드립니다. 어짜피 우크라이나 오실 때 달러나 유로로 환전을 해 오시니까 정말 필수 앱 중의 하나 입니다. 첫번재 동그란 유로화동전 처럼생긴 앱은 유명한 앱이라 아실 분들은 다 아실것 같습니다. 전 세계 환율을 다 보실수 있는데요, 만약 1달러가 그리브나, 원화, 유로화로 얼만지 궁금하실때 best rate쉽게 보실 수 있습니다. 데이터를 어디서 가져오는지는 모르겠지만 비교적 정확합니다. 저도 꾸준히 사용하고 있구요^^
두번째 앱은(책 처럼생긴 아이콘) 우크라이나 환율 전문 앱 입니다. 지역설정 해 주시면 그 도시에서 환율이 가장 좋은 은행을 순서별로 나열해 줍니다.
즉 100달러를 바꾸고 싶은데 어디가 환율이 가장 좋은지 모르겠다, 하시면 이 앱 쓰시면 됩니다. 유로화랑 다른 화폐도 가능합니다. 학비 같은 큰돈 나갈 일 있을때 꼭 한번씩 체크해 보고 바꾸세요. 이익 보는게 좀 있습니다^^

6. 택시 앱 Taxi.tm
taxi다운주소 :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tm.taxi.android
콜택시 불러주는 앱 입니다. 현재위치 주소, 갈 곳 주소만 적어주면 우선 가격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ok하고 콜택시 주문하면 끝. 나중에 문자로 어떤 차가 언제 오는지 알려줍니다. 중간에 어딜 거쳐가거나 봉고 같은걸 부르거나 하는 옵션도 있습니다. 처음에 러시아어 잘 못하셔서 전화로 택시 부르기 겁날때나 너무 시끄러운 장소라 소리가 잘 안들릴 때 사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콜택시 가격도 나쁘지 않더라구요.

7. 우크라이나 기차 앱 Trains UA
train다운주소 :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com.life.train
우크라이나 기차의 시간표 보여주는 앱 입니다. 우크라이나 국내이동은 기차가 아마 거의 대부분 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출발 날짜와 루트만 설정해 주면 그 루트를 다니는 모든 기차의 출발, 도착시간, 비어있는 자리 수 까지 보여줍니다. 우크라이나 국내여행 계획 중 이시면 이 앱으로 미리미리 기차시간 알아보고 계획세워 보세요. 편합니다.

8. 우크라이나 뉴스 사이트 Korrespondent.net
korresp다운주소 :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net.korr
우크라이나도 뉴스 사이트들은 여러종류가 있지만 제가 제일 자주 가는 곳이 코레스폰덴트여서 이 앱을 자주 사용합니다.(자주가 아니라 사실 여기 뉴스앱은 이것만 설치 되어 있어요.^^) 여러분야에서 군더더기 없이 팩트만 잘 전달해 주는것 같아서요. 뉴스로 언어공부하기 좋아하시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9. 가격비교사이트 앱(hotline.ua, price.ua)
hotlineprice
한국의 다나와 나 애누리 같은 가격비교 사이트의 앱 입니다. 인터넷이나 모바일 웹브라우저로 보셔도 됩니다. 키예프에서 가전제품이나 여러 물건들 사실때 가격비교 하기 좋습니다. 카테고리는 많은데 등록하는 업체는 분야에 따라 천차 만별이긴 하지만 그래도 아는것이 힘 이니 비싼 제품 사기 전에 한번 검색해 보는것도 나쁘지 않겠지요.


10.부동산 앱 (domik.net)
domik다운주소 :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com.reazon.domiknet.mobile
집 구하실때 사용하면 좋은 앱 입니다. 물론 일반 웹 사이트에서도 확인 가능합니다. 원하시는 지역, 가격, 집 규모 별로 다양하게 검색설정 가능합니다만, 가격같은 요인이 필수 요인이 아니라 부동산 업체에서 가격은 잘 등록을 안 하더라구요. 그래도 사진도 있고 바로바로 지도로 집 위치도 확인되고 해서 편리한 점은 있습니다. 사실 이것 몰랐던 앱 인데 이번에 이 글 포스팅 하기 위해 정보좀 찾다가 발견했네요.^^

11. 음식배달 앱 (Ekipazh)
ekipazh다운주소 :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com.ekipazh.android
이 회사는 음식배달만 전문으로 하는 회사 입니다. 주문음식 값에 배달비로 40그리브나 더해서 배달해 줍니다. 키예프의 거의 모든 식당에서 만드는 음식을 집에서 맛 볼수 있습니다. 한국이야 배달이 일상화가 되어 있는 사회지만 여기는 그렇지 않다보니 배달만 대행해주는 회사가 있습니다.^^ 그래서 덕분에 배달 안 되는 식당의 음식도 먹을 수 있지만요. 각 식당별로 메뉴와 가격이 보여지고 장바구니에 더하기만 하면 됩니다. 그리고 배달때 돈 지불 하면 되구요. 주말에 귀찮을때 시켜 보세요.

12. 통신사 앱 (My life)
lifeapp
다운주소 :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com.life.my
저는 사용하는 통신사가 Life 라 이 앱을 사용합니다. 한국으로 따지면 올레 앱이랑 비슷한 앱 입니다. 현재 남아 있는 충전금액, 모바일 데이터, 무료문자, 무료통화시간 등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가입되어 있는 부가 서비스도 보여주고 부가서비스의 추가 삭제가 가능합니다. 그 외 요금제등 여러 가지 정보도 보여주네요. 다른 통신사도 비슷한 앱이 있는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제가 사용을 안해서 어떤 건지는 모르겠네요.

오늘은 이 정도로 마무리 지으려고 합니다. 사용해 보고 추가적으로 ‘어! 이거 괜찮네!’ 하는 앱 있으면 모아서 또 소개시켜드릴게요.

2013년 2월 26일 화요일

또 여행갔다 왔네요. 이번에는 이스탄불이요.

이스탄불에서 4일간 돌아다니다 왔습니다~
7년전 한번 간적이 있었는데 그때 와는 또 많이 달라져 있더라구요.
그때그때 느꼈던 것들을 적어보지요. 이름하여 '다시만난 터키(feat.소녀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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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스탄불은 도시 전역에서 그 특유의 냄새가 있다. 장작타는 냄새라고 해야 하나. 여기저기서 고기를 굽고 밤을 굽고 옥수수를 굽고 있다.

2. 거의 대부부분의 가게는 아침에 비눗물로 물청소를 한다. 특히나 식당은 더하다. 그리고 그 비눗물은 다 그냥 거리로 흘러 내린다. 그래서 아침 도시의 거리는 항상 축축하며 비라도 오는날은 도로에 스믈스믈 거품이 인다. 그리고 언덕길이 많은 도시 특성상 길이 엄청 미끄러워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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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7년전에 비해 이스탄불은 많이 국제화 되었고 많이 부유해 진것 같다.

4. 그런데 길고양이가 참 많아졌다. 길고양이들이 사람도 안무서워하고 앵긴다. 아무사람한테 친하게 대하는건 가게마다 하나씩 다 있는 삐끼들한테 배웠나 보다. 그래도 사람보단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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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홍차가 제일 맛있는 나라는 터키인것 같다. 나는 여기서 만큼 맛있는 홍차를 마셔본적이 없다. 마트에 가보니 홍차를 밀가루 팔듯이 200g, 500g, 1kg, 하물며 2kg 짜리도 있다. 무슨 업소용도 아니고 일반 가정에서 그런 2킬로 짜리 홍차를 사 갈지 의문이다. 차는 커피에 비해 한잔에 사용되는 양이 적은걸로 생각했을때(약 3g) 666잔 이상 만들수 있는 양이다. 마트에 갔다가 충격먹고 나도 200g짜리 하나 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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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터키 아저씨 들은 참 머리 숯이 없고 빨리 대머리가 된다. 근데 수염은 빡빡하다. 옛날부터 터번을 쓴 이유가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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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2월은 여행하기 그리 좋은 날씨는 아닌것 같다. 이스탄불은 특히나 비가 와서 힘들었다. 그래도 야경은 일찍 볼수 있는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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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전에는 한국? 그럼 오~ 형제의 나라(터키어로 브라데르 콘트리!)~ 그랬던 사람들이 이젠 한국? 강남스타일! 하면서 말춤을 춘다.

싸이는 이제 진짜 국제가수가 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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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이스탄불 사람들 참 열심히 산다. 부지런하고 활기차다. 이런 사람들 때문에 도시 전체가 시끄럽고 활발하다. 꿀발라논 장판마냥 쩍쩍 눌러붙는 키예프에만 있어서 그런건가, 거기 있으면 나도 에너지를 많이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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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여행은 정말 학생때 다녀야 한다. 일반표와 학생표의 가격이 너무 차이가 많이 난다. 특히 차이가 많은 돌마바흐체 궁전은 일반인은 40리라인데 학생은 5리라 밖에 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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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터키 음식은 정말 짜다. 그리고 그 짠 음식에 또 소금을 뿌리고 케찹을 발라 먹는다. 터키 음식도 보면 건강한 음식이라고 하긴 힘들다. 그래도 그렇게 오래사는건 물처럼 마셔대는 홍차와 아이란(요구르트 음료)이 지푸라기처럼 생명줄을 잡아주고 있는것 같다. 하지만 고등어 케밥은 환상적이다. 1번밖에 안먹고 온게 후회가 된다.

12. 왕이 살던 도시는 역시나 화려하고 장식적인게 발달을 많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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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저녁 호스텔로 돌아가는 길. 아랍청년 하나가 사진을 찍어달라 그런다. 한 2번 찍어주니 갑자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어디서 왔냐 여기서 뭐하나 나는 뭐다 하고 한 5분을 이야기 한다. 내가 난 한국 사람인데 지금은 우크라이나에서 살고 있다고 하니 자기는 엄마가 터키 사람인데 아빠는 에미레이트 사람이란다. 그래서 터키왔다가 자기만 이스탄불은 왔고 건축관련 일을 하고 있어서 한국도 몇번 왔다갔다 했다고 한다. 그런데 나보고 한국사람처럼 안생겼단다. 중앙아시아 사람 같다고..... 이건 뭔 사바카 소리인가 100% Pure 경기리안 한국인한테... 중국인 소리 듣는것 보다 왠지 기분이 더 나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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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소피아 성당은 다시 가도 감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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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길이 많이 막히는건 차가 많고 길이 좁고 구불구불 한 이유도 있겠지만 아무렇지 않게 무단횡단을 하는 보행자도 큰 이유라 생각된다. 신호등 따위는 가볍게 무시하고 차만 없으면 우르르 사람이 거릴 건넌다. 그러다 차가 와도 그냥 건넌다. 그럼 차는 어쩔수 없이 세운다. 하다못해 트램이 와도 그냥 건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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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2일 비가 오다 3일째 해가 나서 날씨가 참 좋아졌다. 기분도 설레서 초로의 중국인 부부에게 아야소피아를 배경으로 내 사진을 찍어달라 부탁했다. 오! 오케오케! 하면서 아저씨가 사진을 찍어준다. 그리고 필수코스, 어디서 왔어?하고 물어보신다. 한국에서 왔어요. 근데 혼자 왔어? 예. 그랬더니 갑자기 에헤!!!!하며 부부가 둘다 놀란다. 뭐지... 여행은 혼자오면 안되는 거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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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머리에 흰머리가 서리처럼 내린 나이에 자기 몸만한 배낭을 메고 호스텔 6인실에 머무는건 낭만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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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출국을 하는 이스탄불 공항. 여권심사대의 직원 한명이 내가 다가가자 씩 웃는다. 내 여권을 보더니 '코레아!' 하고 갑자기 터키

어로 노래를 하기 시작한다. '쉬레취테 아즈드르키~~ 잘 지냈어요! 쾨줌 쉬체지네 외젤리크레 여행재밌었어요? 알라마득 아마 부 베크

리요즈~~~ 안녕히 가세요~!' 그러더니 도장을 쾅 찍어준다. 터키어 부분은 내가 터키어 신문에서 그냥 따라 적은거고 한국어는 정말

한국어로 말했다. 터키인 직원이. 한 2초 입벌리고 멍하고 있다가 한국어로 고맙습니다.... 하고 심사대를 지나갔다. 내 생에 이런 출

국 심사는 처음이다. 정말 유쾌하고 기분좋고 뿌듯해지고 고마워지고 한번 더 오고 싶어지는 출국 심사였다.

2013년 1월 19일 토요일

북유럽 여행기(3편)

 

기차 창밖의 풍경은 정말 그야말로 평온 그 자체 였다. 녹색의 구릉이 있고 저 멀리 풍력 발전기가 돌아가고 사람들은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밝에 웃고 있고 작은 집들은 옹기종기 모여있는 그야말로 우리가 상상했던 미래의 모습이 여기서는 실제였다. 또 날씨는 얼마나 화창한지. 우중충한 헬싱키-스톡홀름을 지나 와서 그런지 따스한 햇볓은 덴마크를 더욱 정이가는 나라로 만들어 주었다.

오덴세는 평화로운 작은 도시다. 공원에서 강아지와 산책하는 할머니에게 안데르센의 생가가 어디 있는지 물어봤다. 영어로 Anderson 이니까 ‘앤더슨’이지 않을까 한는 맘에 그리 발음을 했더니 못 알아 들으신다. 그래서 지도를 보여주니 ‘아~~! !@#@&^&$#! 말하는거지? 그거 이리이리 가면 되!’ 하셨다. 그 할머니의 발음은 절대 안데르센도 아니었고 앤더슨도 아닌 알수 없는 안데르센이었다. 덴마크어는 안으로 먹는 발음들이 참 많다. 옹알이 하는 것 처럼. 한국 사람들은 절대 할 수 없을 발음 이다. 발성 기관이 덴마크 인들이 우리와는 확연하게 다를것이다에 난 내 블로그를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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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과 잘 어울리고 덴마크 라는 나라 이미지와 잘 어울려보여서 찍은 건물인데 뭐하는 건물인지는 모르겠다. 국기가 걸려 있는걸로 봐선 정부쪽 건물 같은데.)

안데르센 박물관은 작고 아담한 건물이었는데 놀랍게도 그 안에 생가가 보존이 되어 있다. 박물관에는 안데르센의 생에와 작품들이 정리가 깔끔하게 잘 되어 있었고 보기에도 좋게 되어 있다. 아마 덴마크 사람중에 제일 유명한 사람이 안데르센 이니까 덴마크에 가신다면 방문해야 하는 곳 중의 하나이다. 코펜하겐에서 거리도 가깝고 아담한 집들과 마을이 정겨운 평온한 마음을 간직한 도시였다. 근데 나중에 보니까 그 평온한 마음은 덴마크 전역에서 느껴지는 일종의 국가의 상징인것 같다.

오덴세에서 다시 돌아오는 기차를 타고 로스킬데로 아는 누나를 만나러 갔다. 키예프에서 미리 전화로 알지도 못하면서 로스킬데 역으로 5시까지 갈께!!! 라고만 약속을 하고 갔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참 무모한 약속인거 같다. 내가 어떻게 버스라도 노쳤거나 기차라도 노쳤으면 큰일날 약속이어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나도 약속대로 무사히 로스킬데 기차역에 5시 이전에 도착했고 누나와 남편 P형도 같이 정겹게 나를 맞이 하여 주셨다. 그리고 이어진 그 집에서의 저녁식사는 정말 맛있었고 편안한 침대에서의 잠은 그간의 피로를 싸그리 풀어주었다.

그 다음날 누나 부부의 차로 다 같이 여행을 시작했다. 우선 간 곳은 그룬트비 교회. 아마 덴마크에서 두번째로 유명한 사람 일 것이다. 전쟁 후 피폐해진 덴마크를 일종의 새마을 운동식으로 교육과 국가재건에 힘쓴 사람이다. 그 사람이 지었다는 교회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두 순수하게 벽돌로 지어졌다. 이 교회를 보고 있으면 벽돌쌓기의 최고봉을 볼 수 있는데 이 교회를 보면 왜 덴마크에서 레고가 만들어 졌는지 이해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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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의 성당에는 이렇게 작은 배의 모형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다. 선원들이 폭풍을 만나고 무사히 귀환하면 감사의 뜻으로 이렇게 배 모형을 성당에 바쳤단다.)

레고 성당을 나와 이제는 질란트(코펜하겐이 있는 섬 이름) 전역에 퍼져 있는 덴마크 왕국의 성들과 성채들을 보러 다녔다. 아직도 왕국인 만큼 덴마크에서는 성들이 많고 그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아름답고 보존이 잘 되어 있었다. 차가 있으니 이렇게 기동성이 좋아 질란트 전역을 다 둘러 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이렇게 비싼 나라에서 기름값이 비쌀텐데… 하고 걱정을 했는데 기차로 세명이서 이렇게 다니면 오히려 돈이 더 든단다. 다행이었다. 그리고 차로 덴마크를 구석구석 보게되어 정말 감사했다. 일부러 나 위해서 풍경이 별로 안좋은 고속도로는 빼고 국도로만 다녀서 볼거리도 많았다. 역시나 풍력발전기는 덴마크의 또다른 상징 인것 같다.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의 선두국가인 덴마크는 이미 풍력발전기가 전국 여기저기 많이 설치가 되어 있어서 농촌에서 풍력발전기 돌아가는 모습을 보는게 당연한 일이 되었다. 현지에 살고 계시는 누나와 형님 덕분에 덴마크는 본 것보다 느낀게 많이 남는 나라였다. 그래서 덴마크 여행 관련되서는 내가 느낀 것 위주로 적어야 겠다. 어짜피 관광 자원은 인터넷 검색 한번만 하면 다~~~ 나오는거 내가 꼭 해야 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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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르센 박물관. 안데르센의 생가도 여기 있다.)

질란트 왕성투어 담날 이제는 로스킬데 마을을 둘러보았다. 로스킬데는 질란트에서 두번째로 큰 도시고 매년 초여름에는 락 페스티벌이 열리는 도시이기도 하다. 덴마크 전통 점심을 먹자며 집에서 절인청어와 으깬 소 간, 치즈, 전통 리큐어 ‘감멜 단스크’ 로 흡입을 했다. 덴마크 역시 유명한 낙농국가여서 그런지 치즈가…… 와…… 최고였다. 그냥 평범한 치즈라는데 정말 맛있었다. 그리고 여기서 절인청어에 맛들여서 키예프에서 돌아와서도 가끔 사먹는 별미가 되었다. 으깬 소 간 요리는 몸에 정말 좋다고 나한테 많이 먹으라고 했었는데 맛도 좋았다. 한국 순대먹을때 나오는 간을 으깨서 향신료와 소금과 양파를 넣고 오븐에 구운맛이다. 덴마크 음식은 세계적으로 밸런스가 잘 맞고 건강한 음식이라 대니쉬 다이어트 라는것이 생길 정도로 고단백식품이다.

이런 음식과 평온한 풍경과 환경, 자전거가 생활화 되어 꾸준한 운동 등이 진짜 웰빙 인것 같다. 그것도 나 혼자만 잘 사는 웰빙이 아닌 모두가 잘 사는 웰빙.

여기서 많이 느낀게 한국에서 말하는 ‘서구화’라는 단어가 얼마나 틀린 단어인지다. 뉴스에서 심심치 않게 발견되는 말로 ‘서구화된 식생활로 한국인의 대장암이 늘었다, 비만율이 늘었다.’ 이런식의 말인데 이건 정말 잘못된 말이다. 한국사람들은 모두 백인들이 사는 땅이니까 서구화 라고 하는데 유럽과 미국은 정말 다른 문화다. 한국사람들이 생각하고 사용하는 ‘서구화’의 올바른 말은 ‘미국화’이다. 대용량과 소비기반의 문화 인 미국문화를 한국사람들은 너무 쉽게 유럽과 같은 의미로 쓴다. 하지만 유럽은 절대 그렇지 않다. 기본적으로 유럽은 인구밀도가 높고 그만큼 자원이 적은 지역이다. 이런 지역에서 소비기반 사회는 절대 이루어 질 수 없다. 반면 미국은 넓은 토지를 개척하며 사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쓰고 버리는 소비가 더 자연스럽다. 먹는것도 사실 유럽사람들은 미국 사람들 처럼 고기를 많이 안먹는다. 물론 주 요리는 고기 요리지만 이렇게 집에서도 특별한 날 외에 풀코스로 먹는 사람들은 없다. 그리고 오히려 이탈리아 쪽은 고기보다 야채와 파스타, 빵을 먹는 비율이 높고 덴마크 사람들은 생선의 비율이 높다. 그럼에도 한국은 ‘서구화’라는 단어로 두 대륙을 묶어 버리는 바람에 미국인들 처럼 유럽인들도 8차선 대로에서 끝없는 자동차 행렬로 이동하는 모습을 상상한다. 하지만 유럽에서 미국과 같은 대로를 만나기는 정말 힘들다. 자동차 왕국 독일쯤에나 있으려나. 특히나 도심에는 2차선이 기본이고 좀 넓은 곳이 4차선이다. 이런 차이를 모르고 꼭 서구화가 최고다! 라는 생각으로 미국방식으로 삶을 살려고 하는 한국 사람들을 볼때 마다 안쓰럽다. 아 그리고 한국기준으로 봤을때 미국은 동쪽으로 가는게 더 가깝다. 서구화도 결국 틀린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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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덴세의 호텔 앞 안데르센 조각상)

로스킬데는 질란트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라는데 내 눈에는 그냥 작은 마을이다. 우선 덴마크 자체가 코펜하겐 외에는 고층 건물들이 거의 없다 보니 옹기종기 작아 보이는 게 있다. 뭐 물론 인구 자체도 550만명 정도라니 그럴 수도 있겠다.

로스킬데 성당은 역대 왕가의 사람이 죽어 모셔지는 곳으로 벽과 바닥에는 온통 조각(이라 쓰고 비석이라 읽는다)으로 뒤 덥혀 있었다. 그곳에는 특이하게 현 덴마크 여왕인 마르그레테 2세의 무덤 모형이 있는데, 디자이너 출신인 여왕 본인이 직접 디자인 한 관이다. 둥그런 유리를 반으로 잘라 시신을 모실 곳을 파 낸 형식으로 보면 오! 하는 탄성이 나오는 디자인인다. 하지만 곧 어…. 투명유리면… 시신이 보일텐데….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머 알아서 생각해 둔 것이 있겄지 하고 성당을 나왔다.

그리고 밖에 중앙 광장에는 시장이 열려서 신나게 구경을 했었고 따듯한 날씨를 즐기면서 자전거를 타고 돌다니니 하루종일 미소가 사라지지 날이었다. 덴마크와서 가장 많이 느낀 기분은 바로 “평온” 안정된 기반으로 여유있고 평온한 기분.이런 것이 덴마크의 힘이 아닐까 싶다. 어떤 방문객이 와도 하루 이틀 이면 이 나라에 평온함 기분에 본인 마저도 기분이 좋아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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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룬트비 교회, 일명 레고 교회)

그리고 이 나라에서 짧은 기간 있으면서도 자주 다닌곳은 바로 여러 단체에서 운영하는 중고 옷/물품 가게들이다. 전국적으로 종교단체 시민단체 지역단체에서 운영하는 중고 옷 매장이 참 많았다. 품목도 다양해서 남녀 아동 옷은 물론이요 수건에 침대시트에 장난감, 식기, 책 등, 쓸수 있는 물건은 다 거래되는 듯 했다. 부러웠다. 이렇게 자연스럽게 나눠입고 나눠쓰는 사람들이. 나도 몇개 건진건 그라인더가 달린 후추/소금통, 나비넥타이를 샀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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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데릭스보성. 아마도 덴마크에서 제일 예쁜 성이 아닐까.)

그리고 그 다음날은 코펜하겐 여행이었다. 명불허전의 도시 코펜하겐에서 인어공주 상 앞에서 사진도 찍고 코펜하겐의 왕궁들과 성당들도 둘러보고 바쁜 하루를 보냈다. 그중 가장 충격이었던 건 크리스티아니아. 크리스티아니아의 정보는 알아서 검색해 보시고. 구글 크리스티아니아

크리스티아니아에 대한 나의 첫 인상은 “하 미친!” 이었다. 내적으로는 더러워도 외적으로는 정리정돈이 잘 되어 있어야 하는 이상한 성격을 가진 나로서 크리스티아니아는 말 그대로 혼란의 중심지 였다. 실제로 처음 보는 히피 문화는 나에게 큰 충격이었다. 모든 벽. 평평한 그 모든 곳은  그래피티가 되어 있고 대마초는 길가에서 상추 팔리듯 진열되어 있고 형형색색의 강렬한 히피의상에 시끌시끌한 음악…. 질서에 익숙한 나는 세상무질서의 중심에서 겨우겨우 정신줄을 붙잡고 구경을 했다.

오히려 크리스티아니를 나오며 자유라는것에 대한 진지한 생각을 하게됬다. 자유와 질서는 공존할 수 없는것인가에 대해. 나중에 인터넷으로 크리스티아니아에 대해 알아보고 검색해 보니 그곳이 어떤 곳인지 알게되고 그 사람들을 이해하게 됬지만 역시나 약간의 질서는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완전한 자유는 존재할 수 없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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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데릭스보성은 이렇게 호수 위에 있다. 주변 정원도 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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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빈이 방문시 숙소로 쓰인다는 프레덴스보성 내가 덴마크를 떠나고 바로 그 다음날 우리의 MB사마께서 국빈 방문을 하셔서 이곳에 머무르셨다.)

다음날은 나 혼자 로스킬데 시내를 돌아다녔다. 나름 덴마크에서 큰 도시라 쇼핑몰도 있어서 관심이 많은 디자이너 제품들을 둘러보고 맘에 드는 텀블러와 물통을 사기도 했다.

덴마크의 주력산업은 Maersk 사(어찌 읽일지 몰라 영어로 쓴건 절대 아님….ㅠㅠ)가 대표적인 해양물류산업, 베스타 사로 유명한 재생에너지, 그리고 디자인산업이다. 아 물론 여러분이 다 아는 낙농산업도 있지만 그건 사양길이니….

덴마크가 디자인 강국이라는건 정말 세세한 것 서부터 느낀다. 가로수, 자전거, 사람들이 사용하는 생활용품을 보면 디자인 이라는 것이 다 들어가 있다. 여기 사람들은 그냥 허투루 만들지 않는다. 사람들의 의식 또한 디자인이라는 것이 포함되어 있으면 비싸도 기꺼이 지갑을 연다.

국가의 지도자가 디자이너 출신이어서 그런가 덴마크는 산업디자인, 건축디자인 쪽이 유명하다. 나의 매우 주관적인 시각으로 봤을때 핀란드는 건축디자인, 스웨덴의 의상디자인, 덴마크는 산업디자인이 강점인것 같다. 산업디자인과 실생활에 쓰이는 디자인에 관심이 많은 나에게 덴마크의 쇼핑몰은 진짜 놀이동산이었다. 무슨 약을 먹고 디자인을 하길래 이런 기발한 디자인이 나오지 라는 생각이 드는 상품들이 백화점 가득 널려 있었다. 다음에 덴마크에 올 기회가 생기면 진짜 돈을 두둑하게 챙겨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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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햄릿 성으로 불리는 크론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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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킬데의 벼룩시장 모습)

이런 북유럽 여행도 다음날 끝이 났다. 모든 여행이 그러하듯 아쉬운 것만 남은 여행이었지만 덴마크는 특히나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정말 작은 나라지만 매력 덩어리 덴마크는 다음에 갈 기회가 다시 생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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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벽이 맘에 들어찍은 사진. 로스킬데. 저기 벽에 붙어 있는 사람 같은건…. 기분 탓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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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바이킹 배를 복원한것. 이 배로 그린란드까지 다녀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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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킬데의 요트 선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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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코펜하겐 요새 공원. 날씨가 정말 좋았다. 앞에 취객같은 사람은…. 기분탓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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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펜하겐의 상징 인어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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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공주 상에서 멀지 않은 곳에 이런 덴마크의 한국 6.25전쟁 참전비가 있지만 다들 인어공주만 사진찍고 바로 가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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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체주의적인 인어공주. 신 항구 주변에 있다. 이 외에도 인어공주 상 2개가 더 있으니 잘 찾아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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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펜하겐의 상징적인 관광지 뉴 하운. 여기서 울려퍼진 재즈음악이 아직도 귓가에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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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 천국 크리스티아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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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실 보물 보관소 로젠보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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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다이아몬드로 불리는 국립도서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