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1월 27일 토요일

키. 더. 태. (아빌라와 톨레도)

(천재: 아빌라-성 데레사, 성 요한, 톨레도-엘 그레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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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빌라 전경 주변이 다 황무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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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아빌라 성벽. 보존이 아주 잘 되어 있어서 로마~중세 성벽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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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추위

아침일찍 마드리드에 다시 도착했다. 간밤에 비가 엄청나게 뿌리더니 아침에는 한 여름인데도 몸이 떨릴 정도로 추웠다. 하지만 나는 마드리드에서 지금 제일먼저 해야 할 일은 바로 (언제나 그러듯) 숙소 찾기. 마드리드 솔 광장에서 시작해 여기저기 숙소들을 찾고 찾다가 결국 유스호스텔 하나를 찾았고 예약을 하고 돈을 내고 방은 아직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가방만 맞겨 놓고 바로 아빌라로 향했다. 아침을 먹고 나니 그동안 해가 땅을 덥혀 놨는지 기온이 많이 올라갔다. 그래도 그늘에 들어가면 추웠다. 한여름 마드리드에서 추위를 느낄 것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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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육중한 성벽의 도시

아빌라로 가는 길은 버스를 이용하는 방법과 기차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안내센터의 말대로 우선은 더 빨리 간다는 기차를 이용하기로 했다. 가격은 좀더 비쌌지만. 하지만 숙소를 찾는데 쓸데 없이 많은 시간을 들여서 그런지 약간 시간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있었고 우선은 빨리 가는 기차를 타기로 했다. 근데 결과적으로 기차가 시간은 더 걸렸다는……. 아빌라 기차역에서 내려서 잠시 쉬었다가 시내로 가는 방향을 물었다. 그냥 어기적어기적 시원따듯(?)한 날씨를 즐기며 걸어가니 저 멀리 성녀 데레사 동상이 서 있는 광장이 보였다. 그리고 성벽의 도시 답게 육중한 성문이 활짝 열려 관광객을 받아 들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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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성녀 데레사

아는 사람은 많지 않겠지만 아빌라 하면 제일 유명한 사람이 성녀 데레사와 십자가의 성 요한이다. 그래서 그런지 아빌라의 투어오피스에 들어가면 역사유적 관련 관광루트, 데레사 성녀루트, 요한성인 루트가 있어서 자신의 관심사에 따라 답사를 하게 되어 있다. 나는 주로 데레사 성녀루트도 다녔는데 빨리 걸어다닌 탓인지 반나절 만에 다 돌아보았다. 가톨릭 성지여서 그런지 이곳에 보이는 동양인들은 다 한국인이었다. 중국이나 일본의 관광객들은 그저 잘 보존되어 있는 성벽이 있는 도시 일 뿐이니 아빌라에 오는 동양 관광객은 다 한국 가톨릭 신자라고 보면 될 것이다.

간단하게 데레사 성녀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아빌라에서 16세기에 활동안 수도원장 수녀님인데 뛰어난 저술과 영성으로 여자로서 처음으로 교회박사 칭호를 받은 성인이며 교회와 수도원의 개혁에도 힘을 썼었다. (설명 치고는 너무 짧은데.-_-;;) 그래서 아빌라의 데레사 라고도 불리며 아빌라 또한 지금에 와서는 데레사 성녀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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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기념품

아빌라에서 해야 할 일 중에 하나는 데레사 성녀에 관한 기념품을 하나 사는 것이었다. 어머니께 드릴 조공으로……. 하. 지. 만. 정말 이건 아니잖아 하는 기념품들이 너무 많았다. 아빌라 기념품 품질은 아마 스페인 당국의 아웃오프 컨트롤에 있나 보다. 어쩜 그리 조잡한지. 너무 일반적인 묵주나 십자가 이런건 사기 싫었고 무엇인가 데레사 성녀와 관련있으면서 스페인적인 것을 찾아 다녔는데 아니 뭐, 없지는 않다. 근데 대부분 기념품들은 무슨 중국 공장에서 장인정신 0%로 찍어내는 상품냄새가 확 풍겼다. 바르셀로나의 우아한 기념품들을 많이 봐서 눈이 높아진건가. 내가 고르는 물건들은 다 30~50유로의 내 주머니 아웃 오브 컨트롤의 가격들이었다. 결국 나는 아무것도 안샀다. (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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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유스호스텔에서 만난 사람들

아르헨티나의 사회 운동가 : 아빌라에서 마드리드로 돌아와 슈퍼에서 저녁으로 먹을 레토르트식품 몇 개 사서 호스텔에 돌아왔다. 주방에서 들어와보니 엄청 어지럽혀져 있었고 식탁에는 무엇인가 열심히 만들고 계시던 아저씨 한분 그리고 과일 먹고 있던 여자 한명이 있었다. 그리고 주변 테이블에서는 이탈리아 인들이 반쯤 취해서 시끄럽게 떠들고 있었다. 나는 조용히 무엇인가 만들고 있던 그 테이블로 가서 내 저녁을 내보이며 스페인어 할수 있어요? 이거 어떻게 하면되요? 하고 물어봤더니(만드는 방법이 다 스페인어라 알아 볼 수가 있어야지.) 친절하게 전자렌지에 넣고 그냥 한 3분 돌리면 된단다. 고맙다는 말과 함께 그 앞에 앉아서 저녁을 먹는데 그 아저씨는 이상하게도 여자들이 쓰는 생리대를 한개씩 랩으로 포장하고 있었다. 저 아저씨 뭐야 변태아냐? 라고 생각을 하며 인도식 볶음밥을 먹고 있는데 옆에 있던 여자가 뭐 하는 거냐고 슬쩍 물어본다. 그러자 그 아저씨는 모래 있을 시위에 사용할 물건이란다. 자세히 보니 생리대의 날개 부분에 과거 스페인 독재 정권 당신 총리 였던(거 같다. 근데 누구였는지는 모르겠다) 사람의 얼굴이 도장으로 찍혀 있었다. 그러면서 여러가지 의미를 설명해 줬는데 나의 짧은 영어 실력에 100% 이해를 못했지만 여튼, 아르헨티나 출신의 사회 운동가 였는데 자기도 이런 운동을 하다가 정부쪽에 잡혀서 고문을 당한적도 있다면서 왼쪽 어금니 3개가 빠진게 그때 고문으로 빠졌단다. 그런 고문을 당하면서도 지금도 열심히 자신의 소신에 따라 세계를 돌면서 사회 운동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 앉아 있던 독일 출신의 여행자: 그 아저씨와 이야기가 끝나고 옆에 앉아 있던 여자에게 어디서 왔냐고 물어보자 독일에서 왔단다. 근데 참 독일여자 처럼 안생겼다. 그래서 학교 다닐때 독일어 배운게 생각나서 독일어로 뜨문뜨문 이야기를 하자 놀란 토끼눈을 하고 쳐다 본다. 그래서 독일어 반 영어반으로 (치킨이냐?) 내 얘기 해 주면서 여행 이야기도 해주고 했더니 나보고 독일어 공부 계속 하면 진짜 잘 할거 같다면서 독려 해준다. 앞으로 꾸준히 연습하라고……. 근데 독일어는 말이 안이뻐서….

한국인 여행자: 그리고 독일 여자가 자리에서 일어나니 잠시후 그 자리에 한국누나(초등학교 선생님이었다.) 한명이 앉았다. 그러면서 한국사람이세요~ 하면서 반갑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내 이야기 해주고 그쪽 이야기 듣고 자기는 이제 다음날이면 스페인을 떠난단다. 마지막 날이라고 하면서, 그런데 주변 사람들하고 곧 잘 스페인어로 대화를 하길래 스페인어 배우셨었나봐요. 하니까 파라과이에서 코이카 단원으로 봉사활동을 했었단다. 어! 우리 누나도 지금 라오스에서 코이카 단원으로 있는데! 아~ 그래요? 언제부터 갔었어요? 000요. 아 그럼 나하고 바톤터치한 기수네~ 하면서 자기는 이제 마실일 없다면서 한국에서 가져온 커피 믹스를 한줌 주고 가셨다. 난 비록 블랙만 마신다만, 감사히 받았다. 그리고 너무 늦어져서 나도 피곤하고 그쪽도 피곤하고 해서 숙소로 올라갔다.

인도네시아 대학생들: 나하고 같은 방을 쓰게된 여행자 중에 인도네시아 에서 온 학생 두명이 있었다. 그중 한병은 자기 여자친구가 문제가 생겨서 그쪽 방으로 갔고 남아 있는 얘와 이야기를 하는데 목소리가 영 아니었다. 알고보니 감기. 너무 잦은 에어콘 바람에 노출되어 생긴감기였다. 그래서 내가 가져간 약 중에 타이레놀이 있어서 약있어? 이거 먹어볼래? 하면서 줬다. 그러자 그게 무슨 약이냐고 물어본다. 그래서 감기하고 열나고 머리아프고 그럴때 먹는 약이라면고 했더니 성분이 어떻게 되냐고 물어본다. ‘아세트아미노펜 500mg’  아 #&)ㅉ#^(약 이름이다)? 뭐? 아세트아미노펜은 미국에서 쓰는 용어고 #&^)ㅉ#^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이름이야. 아 그렇구나…. 그리고 그 얘는 내가 주는 양을 받아서 먹었다. 근데, 너 전공이 뭐니? 스코틀랜드 의대 다녀. (헉!)아…. 그렇구나…. 그래서 그렇게 약 이름을 잘 알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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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서양인들의 유럽여행

전에 이야기 한 듯이 스페인에는 이탈리아 사람들이 많이 여행한다. 그리고 관광대국인만큼 다양한 나라에서 온 여행객들을 만나는데 동양인 관광객과 서양인 관광객은 그 관심사에서 부터 다르다. 나를 포함한 주요 동양인 관광객들은 역사, 문화적 관광을 주로 한다. 주요 문화재들과 박물관, 유적, 공연을 위주로 여행을 한다. 하지만 서양인들은 주로 night life, 휴양 위주의 여행을 한다. 그래서 동양인들은 도시간 이동이 많다. 이 도시를 둘러보고 다음도시로 가고, 반면 서양인들은 한 도시에 꾸준히 머무는 쪽이 많다. 문뜩 그 차이를 느끼고 생각해보니 서양인들은 사실 스페인에 있는 것 대부분 자기네 나라에 있는 거랑 똑같은거다. 각 도시마다 대성당, 구시가지의 좁은 거리, 옛날에는 시장으로 쓰였던 중앙광장 등. 스타일도 비슷하고 구성도 비슷한데 딱히 꼭 보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는 것이다. 옵션이랄까. 오히려 낮에는 바닷가에서 쉬고 밤에는 클럽들을 돌아다니는걸 더 좋아하는듯. 특히 미국쪽 사람들은 유럽여자 한번 꼬셔보고 싶은 맘이 많다! 일종의 유럽여자에 대한 환상이 있는듯. 물론 동양여행자들도 휴양을 목적으로 오고 클럽을 목적으로 오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문화관광이 목적인데 하루종일 태양볓에서 도시 뺑뺑이 돌아다니다 저녁 클럽까지 커버하려면 왠만한 체력 아니고는 버티지 못할것이다. 그대신 한국 사람들은 중국이나 베트남 가서 추태 많이 부리고 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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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100년이 오래된거야?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짐을 정리하고 호스텔에 맏겨 놓고 톨레도 행 버스를 탔다. 톨레도는 오래전 스페인의 수도였던 도시이고 도시 자체가 참 고색창연한 도시였다. 산 위에 (책에는 언덕위라고 쓰여 있었지만 그건 분명 산이었다.) 있는 도시여서 산 아래 있는 버스 터미널에서는 한참을 걸어 올라가야 했다. 마침내 톨레도의 시내에 당도하자 황토 빛 도시의 본 모습이 들어났다. 모든것이 몇백년 전 부터 고스란히 전해져 오는 도시였다. 이곳에서는 100년전 건물들이 새로지은 건물로 대접받는 도시였으며 200년전 스타일의 양식은 현대적 양식의 건물로 대잡받는 도시다. 내리쬐는 태양과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도시. 톨레도는 단번에 내 마음을 뺏어간 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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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산토메 성당과 엘 그레코

톨레도의 자세한 역사는 잘 모른다. 하지만 유일하게 알고 있는 것은 톨레도는 엘 그레코의 주요 활동 도시였다는것. 르네상스 후기 이미 인상파 적인 그림을 그린 엘 그레코. 그리스에서 태어나 이탈리아에서 배우고 스페인에서 활동안 그는 진정한 지중해 인이었을것이다. 이름에서 부터 3개국이 다 들어가 있다. El 은 스페인어 정관사 이고 Greco 는 이탈리아어로 그리스 사람이라는 뜻이니. 엘 그레코의 그림은 스페인 전역에 널리 소장되어 있지만 그의 작품의 진원지는 이곳, 톨레도였다. 그중 산토메 성당에 벽화로 그린 오르가스 백작의 매장은 엘 그레코의 유명한 작품중 하나이다. 내가 엘 그레코를 좋아하게 된 것도 바로 이 오르가스 백작의 매장때문이다. 시대를 뛰어넘은 화풍이 좋아서였다. 카치니의 아베 마리아 같은 느낌이랄까. 산토메 성당에 들어가는 입자료는 하! 2유로였지만 (즉 그림 한점 보는데 2유로 였지만) 아깝지는 않았다. 엘 그레코 였으니까. 오르가스 백작의 매장이었으니까. 하지만 안타깝게도 톨레도에서는 엘 그레코의 작품을 더 이상 보지 못했다. 미술관에 딱히 방문을 하지 않아서 였기도 하고 시간이 촉박해서 주요 관광지를 다 돌아다니니 더이상 돌아다닐 힘도 없었다. 아, 산토메 성당에는 그외에 특별한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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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성당

도대체 이번 스페인 여행기를 쓰면서 몇번을 언급하는 말인지 모르겠지만 여기도 대성당이 있다. 카데드랄. 대성당은 시내 중심에 당당하게 서 있었다. 근데 유독 톨레도 대성당에는 한국 관광객들이 많았다. 그래서 다도 슬그머니 옆에서 이야기도 듣고했다. 근데 워낙에 대성당을 많이 보니까……. 이젠 특별한것도 없어보인다.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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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스페인의 가톨릭

스페인은 전통적으로 가톨릭 국가이다. 워낙에 로마와 가깝기도 했고(이탈리아 남부 지역은 스페인의 영토였었다. 종교 분열이 심각했던 시기에 예수회와 여러 수도회의 뛰어난 활약으로 스페인에는 개신교가 들어오기 힘들어졌고 지금까지도 전국민이 가톨릭 신자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깊은 뿌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프랑코 독재 당시 지지를 한 일로 그 신뢰성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이 많이 나타나긴 했지만 지금은 다시 새로운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다가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스페인 전통=가톨릭 전통이 되어버린 스페인 국민들에게 가톨릭은 이미 유전자에 각인되어 있을것이다. 하지만 내가 본 스페인의 가톨릭은 다른 유럽과 마찬가지로 무너저 가는 성당을 연상시킬 정도로 신자들의 활동은 부진했고 미사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나이 많은 할머니 할아버지들만 있었다. 그들이 한두푼 내는 헌금으로는 몇백년을 버텨온 성당의 수리조차 버거워 보일 정도였다. 하지만 그리스도교의 탄생의 역사와 같이해온 깊은 내공으로 현재의 위기를 넘기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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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월 6일 토요일

한국과 우크라이나, 커피와 차

한국 사람들이 우크라이나에 와서, 또 우크 사람이 한국에 가서 ‘오 의외인데~’ 하게 되는건 한국은 동양문화권인데 커피를 더 많이 마신다는 것이고 우크 사람들은 유럽문화권인데 차를 많이 마신다는것이다.

  어렸을 적부터 커피를 좋아하시는 부모님 밑에서 자라서 그런지 커피를 일찍 접했고 지금도 카페인 중독이라고 할 정도로 커피를 많이 마신다. 그리고 홍차도 우크에 살면서 많이 마신다. 그러다보니 이제는 향만 좋으면 마시는건 다 좋아한다. 커피도 차도 술도….

그래서 이번에는 커피와 차에 대해 쓰려고 한다. 무슨 처음은 커피와 홍차로 인한 우크라이나 사람들과 한국인 수명연장에 관한 논문을 쓸 기세지만 그냥 주절거림이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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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전통냄새 물씬 풍기는 홍차 사진)

위에서 이미 말 했듯이 우크라이나는 차의 나라다. 친구들과 같이 학생 식당이나 카페를 가면 거의 80%가 홍차 혹은 녹차를 마신다. 원래 슬라브 인들이 영국과 같이 유럽에서 차를 제일 많이 소비하는 민족으로 뽑힌다. (터키는… 음… 그냥 빼자.) 일인당 차 소비량을 인터넷에서 찾을 수는 없었지만 나는 러시아 인들과 우크라이나 인들이 상위권에 랭크 될 것 이라고 확신한다. 그럼 여기 사람들은 왜 커피가 아니라 홍차를 많이 마시게 됬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영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유럽은 커피를 많이 마시는 국가들이 대부분인데. 그렇게 해서 내 나름대로 내린 결론이 몇 가지 된다.

1)우선 지정학 적으로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어서 차를 수입하기 수월하지 않았을까? 반면 커피는 주 수입통로인 터키가 러시아와 꾸준한 전쟁으로 사이가 좋지 않았으니 지속적인 수입이 힘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주요 홍차 생산국인 중국과 영국(정확하게 영국 식민지 였던 인도와 스리랑카)과는 사이가 비교적 좋은 관계로 꾸준한 교역이 이루워졌을 확률이 높다.

2)차와 커피의 카페인 차이 때문이 아닐까? 러시아는 알다시피 추운 나라이다. 그럼 당연히 뜨거운 액체를 찾게 되는데 커피는 알다시피 카페인이 많이 들어가 있다. (아. 그램당 카페인으로 하면 홍차가 더 많이 들어가 있지만 차는 커피보다 훨씬 적은 양으로 한잔을 만들어 내기 때문에 한잔당 들어가는 카페인은 훨씬 적어진다.) 그럼 생각해 보자. 하루에 7-8잔씩을 마시는데 카페인이 적게 들어가 있는 차가 몸에 더 적합하지 않겠는가? 겨울에 2-3시면 이미 해 지는데 커피 7-8잔씩 마시고 새벽까지 잠 못 이루고 멀뚱멀뚱 눈 뜨고 있는 것도 고역 아닌가? 근데 그렇게 따지면 커피를 많이 마시는 국가는… 아…. 스페인 사람들은 밤 늦게 까지 노는거 좋아하지.

3)음식과의 궁합 때문이 아닐까? 홍차와 커피는 식후에 항상 마시게 되는 음료다. 그리고 러시아 음식은 잘 알려진 대로 느끼한 음식들이 많다. 그런 느끼함 뒤에 크림 올린 커피(^^ 꼭 크림을 안 올린다고 해도 커피는 사실 자체 기름이 많다.) 가 낫겠는가 아니면 설탕에 레몬 한조각 올린 차가 낫겠는가?

그럼 이나라 사람들은 차를 어떻게 마실까? 우선 전통적으로는 홍차를 많이 마신다. 근데 요즘에는 건강에 좋다는 이야기가 많이 퍼지면서 녹차도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뭐 차야 티백으로 편하게 마시게 잘 나오니까 별 건 없지만 주로 달콤한 케익류나 사탕 과자등과 같이 먹는다. 차에는 설탕 혹은 잼 꿀을 넣어서 먹기도 한다. 게다가 녹차에도 설탕을 넣어 먹는다! (단거 엄청 좋아하네.) 그리고 한국에서 마시는것 보다 진하게 우려서 마시는게 차이라면 차이라고 할 수 있겠다. (차이? Ча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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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럼 한국을 보자. 한국은 전통적으로 차의 (특히 녹차의) 나라였지만 지금은 누가 봐도 커피의 나라이다. 몇백년 차를 마시다가 고종황제때 들어온 커피이후로 온 나라가 이제는 커피를 마신다. 이성한테 대시할때 쓰는 아주 전통적인 말 ‘ 한잔 할래요?’ 라고 하면 이제 그 누구도 커플이 마주앉아 연꽃잎차로 다도를 즐기는 모습이나 전통찻집에서 국화꽃차를 마시며 풍류를 즐기는 모습은 상상하지 않는다. 대부분 카푸치노와 휘핑크림올린 카페라테와 치즈케익을 즐기는 모습을 상상한다. 어찌하다 차라고 말하고 커피를 마시는 광경이 된 것일까?

커피의 역사라는 책에 보면 커피의 상반되는 음료로 포도주를 뽑는다. 다분히 문화적인 측면에서 본 상반된 음료라고 생각된다. 커피-중동-이슬람-카페인으로 인한 각성효과, 포도주-유럽-기독교-알콜로 인한 취기. 이런 면에서 반대로 포도주를 뽑았었다. 근데 그 책을 보면서 왜 차를 상반되는 음료로 뽑질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서 말하듯 차-인도와 중국-불교와 유교-각성효과와 상반적으로 맘이 느긋해 지고 편해지는 효과로 봐도 충분히 반대되는 입장이고 그리고 전통적인 시각에서는 차가 커피의 상반되는 음료로 뽑혔어야 하지 않았을까 한다. 공통점은 무알콜이고 식후에 주로 마시게 된다는 점? 어찌 보면 커피-포도주로 반반 나누는게 아니라 삼등분을 해야 하지 않을까? 커피-차-포도주. 천하삼분지계로….ㅎㅎㅎ (마떼는 짜져있으라고 하고…)

여튼 그럼 한국은 왜 커피를 더 많이 마시게 되었을까? 그것에 대한 내 결론은 2가지다.

1)한국 전쟁이후 차 기반 시설은 다 무너진 것에 비해 커피는 외국 지원으로 지속적으로 들어오지 않았을까? 그리고 미제(를 포함해 서양거는)는 다 좋은거라는 사대주의적 생각에 커피를 즐기기 시작했을것이다.

2)70-80년대 급격한 경제 발전때문에 노동강도가 높은 사람들이 피곤을 이기기 위해 커피를 다량으로 마시지 않았을까? 그리고 인이 박혀 버렸겠지.

근데 아니러니컬 한건 한국에 커피가 처음 들어온건 홍차의 나라 러시아를 통해서 였다고 한다.  그럼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커피를 전에는 어떻게 마셨을까? 다른 서유럽은 오스트리아 제국이라는 완충지를 통해서 커피(와 그 문화가)가 전달되다 보니 여러 방식의 커피 마시는 방법이 전해지고 만들어 졌지만 러시아 지역은 터키로 부터 직수입을 해서 그런지 터키방식의 커피를 많이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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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방식의 커피)

터키커피에 설탕을 넉넉히 넣어 달달하게 마신다. 근데 지금은 뭐 여기도 블럭마다 카페가 생길 정도로 (서유럽식)카페들이 많이 생겼고 간편하게 인스턴트 커피를 즐기서 전통적인 방법으로 커피를 마시기 쉽지 않다.

차와 커피 한국과 우크라이나. 서로 엇갈린 운명이다.

2010년 11월 3일 수요일

키. 더. 태.(바르셀로나)

(천재: 안토니 가우디. 그 이상을 뛰어 넘는 천재는 바르셀로나 역사상 없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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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관광에 대한 간단한 고찰.
  드디어 말로만 듣던 바르셀로나에 도착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바르셀로나는 내가 건 기대만큼 날 실망시키지 않은 도시였다. 바르셀로나…. 바르셀로나…. 이름만 들어도 심장 떨리고 가고 싶은 마음이 물씬 풍기는 바르셀로나에 도착했다. 터미널에서 마드리드로 가는 버스티켓을 미리 구매해 놓고 도시를 향해 갔다. 관광객이 매년 2500만명이 찾는 도시에 그렇게 도착을 했다.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통계로 스페인의 관광수입이 연간 500억 유로를 넘었다는 소리가 들린다. 스페인 관광객의 2/3이 바르셀로나에 들린다는데 그럼 대충 계산을 해 보자.  500억 유로는 대충 77조 5000억원이다. 헉………. 아오… 이 조상 잘만난것들. 여튼. 그럼 바르셀로나가 2/3을 가져간다고 치면 51조 6666억원정도가 바르셀로나에서 나돈다는 계산이 나온다. 도시 하나가 벌어들이는 수입이다. 거기에 무형적으로 형성되는 ‘바르셀로나’라는 브랜드는 그 가치까지 더하면 상상할수 없을 정도로 돈 잘 버는 도시가 된다.  한국 100대 기업의 총 순이익이 2008년에 대략 56조원 정도란다. 한국 최고 기업 100개가 발에 땀나도록 죽어라 일년 내내 일한게 스페인광광수입은 커녕 바르셀로나가 놀면서 버는 돈 따라 잡는 정도다. 이정도면 관광의 중요성을 좀 아시려나?  여튼 스페인 사람들이 시에스타를 하는건 더워서가 아니다. 그냥 그렇게 설설 놀면서 일해도 벌어먹고 살기 때문이다. 아오 조상 잘만난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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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대성당.
역시나. 구시가지의 중심에는 대성당이 있다. 바르셀로나도 예외는 아니다. 바르셀로나의 구시가지는 고딕지구라고 불린다. 나는 스페인의 새벽에 그 고딕지구를 헤메고 다녔다 왜? 숙소 찾느라. 그런데 워낙에 도시들마다 구시가지가 있고 비슷하다 보니 이젠 별 감흥도 없었다! 헐. 그래도 구시가지의 대성당은 재미있는 구석들이 많이 있었다. 스페인 건축(아마도 스페인과 기후가 비슷한 지역에서 다 나타나긴 하지만)에서 특징적인게 집마다 파티오(Patio)라는 내부 정원이 있다는 것이다. 날이 더우니 열을 식혀줄 안마당 같은 정원이 필요한가보다. (파티오에는 대부분 분수가 딸려 있다.) 그런 파티오가 대 성당 안에도 있다는 것이다. 전형적인 고딕 성당안에 있는 파티오가 인상적이었다. 파티오도 고식식으로 잘 어울리게 만들어져 있었고 거기의 분수에서는 거위들이 날개 정리를 한다. 스페인에 있으면서 파티오가 참 좋았다. 내가 나중에 집을 짓게 된다면 파티오를 사용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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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우디가 디자인한 가로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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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라 페드레라와 카사 바티요
첫 번째로 제대로 본 가우디의 작품이다. 라 페드레라와 카사 바티요는 서로 멀지 않다. 라 페드레라는 채석장 이라는 뜻이고 까사 바티요는 해골집이라고도 불린다. 두 건물 모두 가우디의 특징을 여지 없이 보여주는 건물인데 페드레라는 좀더 묵직한 느낌이라면 바티요는 좀 가벼운 느낌이다. 우선은 라 페드레라에 갔었는데 사람이 이미 줄 서 있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냥 겉 건물만 찍고 바티요로 갔다. 거기는 그래도 좀 형편이 나아서 줄을 서서 기다렸다. 내 차례가 되어 표를 사려는데 헉. 표값이 12유로다. 여지까지 다녔던 스페인 관광지 중에 제일 비쌌다. 아. 알함브라가 있구나. 여튼. 가우디의 힘인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건물에 들어갔다. 역시나 건물 내부는 가우디 특유의 유선형으로 치장이 되어 있었다. 이곳에 와서야 알게 된건 가우디가 건물외부만 디자인 한게 아니라 내부 인테리어와 가구 까지도 모두 통째로 디자인을 했다는 것이다. 역시 특출난 사람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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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놈 때문에 해골집이라는 이름이 붙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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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보면 그로테스크한, 아니 그냥 그로테스크한 까사 바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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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사그라다 파밀리아.
까사 바티요에서 나와서 바로 사그라다 파밀리아로 향했다. 지하철 역도 사그라다 파밀리아다. 지하철 역에서 나오는 순간 저 멀리보이는 대성당의 탑을 보고 한 30초 그냥 입을 쩍 벌린채 보고 있었다. 이게 바로 가우디 형님 포스인건가. 정말 이 가우디 최후의 걸작은 바르셀로나의 꽃이었다. 정말 가서 직접 봐라 라는 말이 이 성당을 표현하는 가장 좋은 말일듯. 지금 다 완공이 안되었는데도 이정도의 감동을 주는 건물이 다 완공이 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 생애에 이 성당이 완공이 되길 빈다. 그때 다시 한번 바르셀로나에 방문해서 볼수 있기를.
  그런 성당에서 있었던 일.
이미 약 끝이 안보일정도의 줄이 늘어져 있었는데 나도 그 줄에 서서 약 1시간을 기다린 다음 겨우 입장을 하게 되었다. 내부도 역시나 공사중이었지만 그 천재성은 다 드러나 있었다. 바글 거리는 사람들 사이를 휘집고 다니며 구경을 하다가 동양인 커플이 보이길래 사진을 부탁했다. (앞서 이야기 했지만 사진은 언제나 동양인들에게 부탁하자!) 그런데 생각했던대로 한국인커플. 그리고 대충 인사를 하고 그냥 지나가는 말로 ‘가우디는 정말 천잰거 같애요.’ 라고 한마디를 하자 거기있던 여자가 하는말. ‘천재가 아니고 미친거져. 어떻게 성당에다 이런짓을 해여~’ 아오!!!!! 이런 미친… 모르면 말을 말던가… 감히 우리 가우디 형님을….  그냥 아무말 없이 그 사람들로부터 멀리 떨어졌다. 정말 사람들아…… 여행을 다닐때 가이드 북에 가라고 젹혀 있다고 해서 가지 말고 본인이 가고 싶어하던 곳을 가세요. 정말 부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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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구엘공원
구엘공원도 가우디의 다른 작품이다. 원래는 구엘이 자기 저택을 지으려고 땅을 샀는데 사고보니 큰 저택을 짓기에는 너무 경사가 심해서 그냥 시민을 위한 공원을 만들어서 기증을 하게 된다. 참 통이 큰 아저씨다. 구엘공원은 무료 입장이므로 관광객들이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바글바글해 지는곳이다.
공원 구석구석의 가우디의 위트가 묻어 있고 그 공원에서 공연을 하는 악단과 마이미스트들이 재미를 더해준다. 사람들고 모두 작렬하는 태양볓에도 미소를 지으며 느긋하게 산책을 즐기는 곳이 가우디의 구엘공원이다. 공원인데 상당히 규모가 있어서 내가 천천히 돌아다니면서 쉬고 돌다니고 했더니 거의 오전을 다 잡아먹었다. 그래도 구엘공원은 구석구석 즐거움을 주는 요소들이 숨겨져 있어서 심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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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외국에서 한중일 구별하는 방법
  구엘공원의 그늘에서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었다. 동양인들은 비교적 많이 보이지 않았다. 8월 중순 한창 여행피크 시기라 한국 사람들을 많이 만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상 많이 만나지는 못했다. 그래도 바글거리는 사람들을 구경하는건 언제나 재미있는 일이다. 그러면서 관광객을 보니 한중일 구별하는 방법이 보였다.
(이걸 표로 만들어 보면 재미있을텐데….)
1)동양인인가? Yes-2  No-다시 찾는다.
2)단체관광인가? Y-3  N-4
3)귀에 오디오를 꽂고 다니는가? Y-일  N-4
4)가족단위인가? Y-6  N-11
5)단체관광인데 2-3개 그룹으로 나뉘어 다니는가? Y-한  N-중
6)아이들이 울고불고 난리를 치는가? Y-한  N-일
7)혼성인가? Y-8  N-한
8)신혼부부인가? Y-10  N-일
9)시끄러운가? Y-10  N-일
10)햇볓을 극도로 싫어하는가? Y-한  N-중
11)개인인가? Y-12  N-7
12)패션이 눈이 튀도록 화려한가? Y-일  N-13
13)여자가 치마를 입고 있는가?(남자라면 N) Y-한  N-14
14)알수없는 무엇인가 언발란스함이 느껴지는가? Y-중  N-15
15)도도하고 여유있는척 하는가? Y-한  N-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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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기념품
바르셀로나는 관광도시인 만큼 기념품도 많았다. 정말 탐나는 기념품들을 많이 보았지만 역시나 자금의 압박으로 절약하고 절약한다는 맘으로 눈물을 머금은채 바르셀로나를 떠났다. 수도 마드리드에서 남은돈으로 사야지 하는생각으로……. 아…. 정말 큰 잘못이었다. 바르셀로나의 기념품들이 스페인에서 제일 품질, 디자인에서 최고였었다. 마드리드는 그거에 비하면 정말 쓰레기……. 키예프에 돌아와서도 후회하고 있는건 바로 바르셀로나 구엘공원의 도마뱀을 안사온것이다. 귀여웠는데……. 하……. 다시 가서 사야하나. ㅋ 아 추가로 나같은 후회할 일을 하시고 마드리드에 돌아가신 분이 계신다면 주변 도시 톨레도는 좋은 기념품들이 많이 있으니 거기서 사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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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건축물 가이드
 가끔 다니면 한국인 단체관광하는 사람들을 본다. 그리고 나도 걍 일본 아니... 중국이겠구나... 척하면서 주변에서 가이드의 이야기를 듣는다. 그래도 뭔 이야기 하나 궁금하기도 하고 새로운 이야기도 들을겸 천천히 관람을 하면서 가이드의 말에 귀를 쫑긋하게 하고 집중을 한다. 근데 다들 이야기하는게(내가 만났던 가이드들은) 시원치 않았다. 건축물 설명하는것도 무슨 양식이다 끝. 조각상 같은건 성서의 무슨 내용이다, 신화의 무슨 내용이다, 재료는 뭐다. 끝. 뭐 그정도면 나도 하겠다는 생각...... 물론 열심히 가이드를 하시는 분도 계시지만 참 재미 없었다. 아 그리고 그 가이드를 따라 다니는 사람드도 문제였다. 전체적으로 가이드의 말에 귀 귀울이고 있는 사람은 거의 절반정도고 나머지는 사진찍기 바쁘고 지들 맘에 드는 것들 보면서 떠들고. 여튼 전체적으로 어수선했다. 물론 자기 돈으로 내고 오는것이고 가이드는 그 돈에 대한 서비스를 해야 할 원칙이 있지만 가이드도 한명의 인격체인데 무슨 켜논 라디오 마냥 귓등으로 듣는둥 마는둥 하는 관광객들도 문제가 있다. 관심이 없으면 가이드 없이 관광을 하던가. 그럴 배짱이 없으면 집중을 하고 잘 따라다녀 주던가. 여튼 갈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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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비둘기 시스템. 평화의 상징 비둘기는 건축물을 심각하게 손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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